로맨스 소설 해화 <안 좋은 사이> 리뷰
작품 설명
인생 첫 반항이자 독립을 위해 품위 없는(?) 시장 한복판에
병원을 차린 엘리트 중의 엘리트 한가혜.
개업하자마자 건물 1층 정육점 사장 백정과 자꾸 이상하게 엮이는데.
"안 훔치긴, 내 몸 훔쳤잖아."
"무, 무슨 몸을 훔쳐요? 어떻게 하다가 좀 본 거죠."
"좀? 좀 본거야? 거의 다 봐 놓고."
"쪼끔. 진짜 쪼끔."
잘난 얼굴 못지 않게 예술로 붙은 근육에 속수무책 끌림을 느끼지만,
고상한 한가혜에게 울끈불끈 힘만 좋을 것 같은 백정이 어디!
"우리가 어떤 사인데?"
"안 좋은 사이!"
"앞에 잘라 버리고 좋은 사이 합시다. 그럼 됐지?"
참 나, 봐 봐라, 내가 그런 남자한테 시집을 가나!
하지만 돌아서는 남자의 등 근육은 우아했다...
<안 좋은 사이>는 12월 29일에 나온 해화 작가님 신작입니다. 52화로 완결됐고 외전(4회)이 있습니다.
리뷰를 하기 전에 잠깐 사담을 나눠보자면 포메마스터의 웹소설 취향은 현대 로맨스입니다. 하지만 최근에 와서 로맨스 판타지(이하 로판)에 빠져버렸지요. 판타지 장르가 세계관 자체가 방대하고 공작이니 기사니 관련 용어도 잘 몰라서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미뤄뒀었습니다만 어머, 읽다 보니 재밌더라고요. 단, 로판은 세계관이 큰 만큼 편수도 많았습니다. 130화, 140화가 넘어가는 건 기본이었지요.
반면, 현대로맨스는 길어봤자, 70~80편 내로 완결을 짓습니다. 이 같은 이유로 성질이 급하고 금방 흥미를 잃는 저로썬 현로가 제 입맛이 맞는 건 당연했구요, 게다가 로맨스 비중이 높은 걸 선호하기 때문에 로판보단 현로가 주 취향이었던 겁니다.
그런데 입맛도 길들이면 달라진다고 로판이 이렇게 재밌을 줄이야…수인물까지 찾아서 읽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었네요.
애니웨이! 그러다 보니, <안 좋은 사이>가 너무 짧게 느껴졌어요. 그래도 70편은 될 줄 알았는데 52편이라니. 믿고 보는 작가님 작품인데 길게 써주시지… 아쉬워요잉
하지만 짧아도 뭐 어때요. 재밌으면 됐지요!
짧은 만큼 고구마가 거의 없고 있더라도 금방 해소된답니다.
편수가 적다 보니 빠르게 흘러가는 이야기도 참으로 맛깔나요.
작품 설명을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주인공 이름이 독특하고 재밌어요. 남주는 백 정이고, 여주는 한가혜입니다.
신분 제도가 없는 사회이긴 하지만, 정육점 사장과 집안이 빵빵한 의사라는 직업적 차이에서 오는 재미도 있어요. (작가님도 노리셨겠지만) 마치 현대판 양가집 규수 아가씨와 머슴의 사랑 이야기를 보는 재미랄까.
그리고 남주가 연하입니다.
포스터처럼 몸이 엄청 좋은 4살 연하라니. 상상만 해도 좋네요.
스토리는 스포가 될 수 있어서 이야기는 안 하겠지만, 초반 남주와 여주의 밀당이 아주 재밌고 (아까부터 계속 재밌다는 이야기밖에 안 하는 것 같지만), 여주와 남주가 서로 성장해 나가는 점도 볼만 합니다. (남주에게는 아픈 과거가 있고, 여주 또한 아버지 품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주의 정육점이 있는 건물에 세를 얻어 개업해요.)
그리고 작가님이 주인공 말고도 주변 인물도 매력적으로 그려냈기 때문에 그들의 스토리도 곁다리로 즐길 수 있습니다.